INTERVIEW



Connecting And Encompassing: The Multi-Layered Role of The Art Library as a Local Culture And Arts Institution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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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고, 연결하고, 아우르기: 지역 문화예술기관으로서 미술 도서관의 다층적 역할

2019년 의정부시에 국내 최초 미술도서관이 개관했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아티스트 북을 연구하며 베를린 미술도서관은 물론 독일 내 미술도서관을 자주 방문했던 터라 국내에 미술도서관 건립이 추진된다는 소식에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지난해 1월, 설레는 마음으로 의정부 미술도서관을 방문했다. 도서관과 미술관의 영역을 자연스럽게 잇는 완만한 곡선 형태의 건축물은 도서관에 대한 기대감을 배가시켰다. 도서관 입구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빠키 작가와 지희킴 작가의 <보다, 만들다, 칠하다> 전을 관람했고, 예술 장르별로 구획된 서가를 오가며 장서들을 들춰봤다. 나선형의 층계를 오르고 또 올라 입주 중인 작가 스튜디오를 살펴봤고, 도서관에 기증된 미술전문 도서 6,000여 권이 한데 모인 기증 존에 오래 머물렀다. 마지막 층계에 올랐을 때 내려다본 도서관 내부 풍경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격자 형태로 구획된 유리 통창 한쪽 벽면은 따뜻한 겨울 햇살을 온전히 즐기며 책을 읽기에 적합했고, 물결이 인듯 굽이진 서가마다 책을 보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기대어 서 있었다.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미술관과 도서관의 접점에서 지역 문화예술기관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듯 보였다. 의정부 미술도서관의 유건우 전시 큐레이터는 도서관을 ‘미술 분야에 공공성을 강화한 미술 특성화도서관’이라고 설명했다.  

HS: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2019년에 개관한 국내 최초 미술도서관입니다. 미술도서관은 미술관과 도서관의 교점에서 일반 서적은 물론 문화예술 관련 책, 도록, 화집은 물론이고 작품으로서의 책을 관람할 수 있어 의정부 시민은 물론 국내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럽의 미술도서관들과 달리 그동안 국내에선 ‘미술도서관’의 개념이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의정부 미술도서관의 건립 배경이 더욱 궁금합니다.
2014년 의정부시의 도서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에서 지역적 여건 분석과 시민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미술 분야를 특성화하는 것으로 건립 방향을 도출하였습니다. 의정부시는 천상병예술제, 회룡문화제, 의정부음악극축제 등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가 높으며, 또한 신사실파 6인중 백영수 화백이 96세까지 의정부시 호원동에 거주하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기도 한 예술친화적인 도시입니다. 하지만 공립미술관의 부재 등 지역주민들의 문화욕구 충족 및 문화향유를 위한 시설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었습니다. 이에 도서관의 정체성을 미술분야에 공공성을 강화한 미술특성화도서관으로 결정하였습니다.

HS: 의정부 미술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미술도서관의 정체성이 도서관 입구에서부터 잘 드러났습니다. 도서관 야외에 설치된 백영수 조각가의 작품부터 접근성이 가장 좋은 1층에 전시장과 예술장르/미술 기관별로 구획해놓은 서가가 비치되어 있었는데요. 관련해서 미술도서관의 수서기준과 장서 분류법이 궁금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을 포함한 일반 도서관은 십진분류법에 따르고 있는데 미술도서관의 책들 중에는 십진분류법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책들도 다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서관 장서의 40%는 예술전문도서로 구성하여 미술특화도서관으로서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또한 신사실파 관련자료와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미립미술관의 전시도록도 수집하고 있습니다. 분류법은 한국십진분류법을 따르고 있는데 분류법 자체가 망라적이라 분류를 못할 정도로 어려운 책은 거의 없습니다. 또한 독립출판물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ISBN없이 제작된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ISBN을 발급받는 경우가 많아 수집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독립출판물의 수서는 예술분야 독립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자료들을 대상으로 수집하여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술도서관에서는 국립현대
의정부 미술도서관 1층 전경  ⓒ의정부미술도서관


도서관과 미술관 사이에서 미술도서관의 역할 정립하기

HS: 올 해 1월, 미술도서관에서 제가 봤던 전시는 ‘보다, 만들다, 칠하다’전이었습니다. 빠키, 지희킴 작가님의 설치와 드로잉, 책 작품을 봤는데요. 미술도서관에서 전시를 기획하실 때, 컨셉과 작가 선정, 프로그램 운영 등 기획의 전 과정에서 추구하시는 방향성이나 가치가 있으실 것 같아요.

미술도서관에서는 1년 단위의 연간 전시 계획을 가지고 전시 기획을 합니다. 회화, 설치, 조각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사회적 문제와 고민 등을 시민들과 함께 사유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합니다. 참고로 현재 의정부시 내에 미술관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미술도서관의 전시관은 비록 타 미술관보다 좁은 공간이지만, 예술에 대한 다양성을 선보일 수 있는 전시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HS: 현재 저는 아티스트 북을 포함한 북아트를 연구하고 관련 전시를 기획 중입니다. 예컨대 데이비드 호크니 관련 번역서들이 미술과 관련된 책, 아트북이라면 로비에 전시 중인 그의 빅북(Hockney Bigger Book)은 북아트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전시 기획 뿐 아니라 소장품 관리 업무도 맡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미술도서관의 장서 외에도 작품소장 및 보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소장품에는 주로 어떤 작품들이 있나요? 또한 미술관+도서관의 기관으로서 소장품과 장서 분류법의 차이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현재 저희 기관에서는 아쉽게도 북아트에 해당되는 작품으로는 호크니 빅북만 소장 중입니다. 추후 예산 확보와 좋은 책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언제든지 가치있는 장서를 소장하고 싶습니다. 또한 저희 기관에서는 현재 여러 사정 상 공식적인 미술소장품은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미술도서관에서는 미술작품에 대한 기증 신청을 받고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추후 기증 심의 후 미술도서관에 작품이 소장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HS: 미술도서관에서 시각예술 작가들을 위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도서관 속 작업실이라는 컨셉으로도 전시를 선보이셨는데, 어떤 계기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시게 되었고 현재는 어떤 기준으로 입주 작가분들을 선정하시나요?

저희 기관은 개인전 이력이 없는 신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6개월 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의 활동을 바탕으로 1층 전시장에서는 결과보고 격의 전시를 선보여 작가들을 소개하고 이들의 작품 활동을 홍보하며 작업에 대한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의정부미술도서관은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자 개관 전부터 오픈스튜디오 공간을 기획했습니다. 역량있는 젊은 작가들이 미술도서관의 오픈스튜디오를 통해 보다 많은 작품활동의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HS: 미술도서관은 타 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백영수 미술관 등)과 협업 전시를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웹사이트에 전시가 매우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어, 어떤 계기로 협업하셨는지, 또 어떤 작품들이 도서관에서 소개되었는지 알기 어려웠어요.

앞으로도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경기 북부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예술 기관으로서 보다 다양한 전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도서관이 함께 결합된 만큼 기존 미술관에서 다룰 수 없었던 내용들을 보다 흥미로운 방식으로 전시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의정부 시민과 대중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더 좋은 전시와 도서로 찾아 뵙겠습니다.

  • 인터뷰에 참여한 유건우는 현재 의정부미술도서관 미술도서팀에 근무하며, 전시 기획과 운영, 오픈스튜디오 운영, 미술 소장품 수집 및 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습니다.
  • 본 인터뷰는 연구를 위해 비상업적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며, 별도의 문의 없이 텍스트와 이미지를 무단복제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습니다.
  • 인터뷰 진행일: 2022.12.29.
  • 인터뷰 발행일: 2023.1.10.
<보다, 만들다, 칠하다> (2021.12.1. -2022.3.2.)전 전시장 이미지 ⓒ의정부미술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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